개념죽비

아,민족의 큰 별 장준하 선생님(2)

나나수키 2013. 3. 30. 18:37

고 김수환 추기경님은 일찌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장준하는 죽은 것이 아니라 잠시 숨은 것" 이라고...

 

 

 

 

 

장준하선생은 박정희와 한창 대립각을 세우던 1975년 8월 의문의 죽음으로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다.

그로부터 37년...영원히 주무실 것만 같던 선생은 평소에 웃던 모습으로 우리 곁에 다가오셨습니다.

영정 속의 선생은 알듯 모를 듯한 미소로 선뜻 다가가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는 이 천부를 부르는 듯 보였습니다.

마치 끔찍했던 그 날의 참상을 잊기라도 하신 듯이...

 

쌀쌀한 꽃샘 추위가 아직은 옷깃을 여미게 하는 날씨지만 선생을 기리는 겨레장이 거행되는 서울광장은

아름아름 분향소로 모이시는 분들의 열기로 오히려 따뜻하게 데워 주시더군요...

봄바람에 나부끼는 만장의 글귀들... "투사는 죽어서도 말한다"..."선생님 뜻 따르겠습니다"...

선생이 겪으신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밝히는 것이 남겨진 자들의 몫이라면 우리는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이고, 

4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도록 사인에 대한 진상마저 밝히지 못한 이 땅의 민중들은 제 몫을 다하지 못한 죄책감에 감히

고개를 들 엄두 조차 낼 수가 없었을겁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역사 속으로 묻힐 뻔한 사인이 늦게라도 밝혀진 것...

 

장준하 선생은 돌아가신 것이 아니라 잠시 숨어 계신 것이라 생각하겠습니다...

영면을 기원하지도 않으렵니다...

모든 것이 명백히 밝혀진 후 선생의 통곡을 잠재우고 홀가분히 보내드릴 그 날이 온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선생의 영전에 국화꽃 한 송이를 바치겠습니다...지켜봐 주십시요...

이렇게 다짐해 오던 이 천부가 더딘 걸음으로 오늘에서야 영전에 꽃을 바쳤습니다...

오늘까지도 그 날의 진실이 밝혀지는 것을 두려워 하는 세력들을 단죄하지도 못한 채 말입니다...

 

고 장준하 분향소에서 참배하는 시민들

 

박정희의 서슬 퍼런 유신정권의 폭력 앞에서도 항상 당당하셨던 장준하선생...

민족과 민주주주의를 위해서라면 목숨마저 초개와 같이 버리시겠다던 선생의 의지...

군정을 조속히 종식하고 국가의 모든 권력을 이 땅의 주인인 국민에게 돌려주라고,

호통치던 선생의 일갈...

 

 

 

여기서 선생의 후손이 겪고있는 비참한 현실을 차마 입에 담기에는 면목이 없군요...

글 벗님네들이 알고 계신 것과 별반 다름이 없습니다...

다만 장준하선생의 생존의 행적을 되돌아 볼 필요는 있기에 감히 옮겨봅니다...

 

백범의 비서를 지냈던 장준하선생은 박정희가 열등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인물이였습니다.

장준하선생은 1941년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가 1944년 학도병으로 징집을 당합니다.

그러나 선생은 만주에서 탈출한 뒤 6천리 길을 걸어서 임시정부를 찾아가 광복군이 됩니다...

 

이후 일제 패망직전 미국 OSS 대원으로 한반도에 침투하는 특공대에 소속되었지만

일본의 패망으로 좌절되고 맙니다...

이 사실을 선생은 생전에 두고두고 아쉬워 합니다...

 

해방 후, 장준하선생은 친일세력을 등에 업은 이승만 정권과

일본군 장교 출신인 박정희 정권을 상대로 반독재 투쟁에 나섭니다...

특히 유신치하에서는 아홉번의 옥고를 치루고 결국은 의문의 죽음을 당하고 맙니다...

 


 

아시겠지만 박정희는 불운과 좌절의 시기가 있었지만 삶의 고비마다 변신에 변신을 거듭합니다.

 

"다가키 마사오[高木正雄]"란 이름의 일본군 중위로 중국에서 일본의 패망을 지켜본 뒤,

광복군 제 3지대 중대장으로 미군이 제공한 상륙정을 타고 귀국길에 오르고 되지만

그의 치부인 남로당 비밀당원임이 들통나서 사형선고까지 받았지만 군내 좌익 색출에 협조한

공로(?) 즉 풀어말하면 자신의 동지를 팔아 겨우 목숨을 부지하기에 이르렀고, 6.25가 터지면서

다시 군에 복귀합니다...

 

이러한 박정희의 전력때문에 장준하선생은

"일본이 계속 득세하고 있었다면 일본군 장교로서 조선의 독립운동가를 학살하고 있었을

기회주의자" 라고 박정희를 비판합니다...

박정희가 선생을 그토록 미워하고 눈엣가시처럼 여겼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친일파는 치밀한 방해공작으로 반민법 시행과 반민튿위의 활동을 무산 시킨 뒤,

반공을 필두로 내세워서 해방 후, 현재까지 대한민국의 지배자로 군림해 왔습니다...

이제 친일파를 단죄할 세력 조차 사라졌고 오히려 친일파의 후손들이 득세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아니 득세만으로도 모자라 역사적 사실마저 왜곡하고 있는 게 안타깝지만 현실입니다...

이것이 제 정신으로는 버티기 힘든 오늘의 대한민국 현 주소라면 믿으시겠습니까?...

 

장준하선생은 생전에 이렇게 말씀하시곤 하셨습니다...

 

"대한민국에 대통령이 되면 안되는 자가 3명 있다...하나는 박정희이고,

또 하나는 "다카키 마사오" 이며 마지막 하나는 다카키 마사오가

마늘냄새 난다며 다시 개명한 "오카모도 마노루" 라고 말입니다...

 

 

박근혜님...

이러함에도 당신 아비가 저지른 쿠데타를 "구국의 혁명" 이라 일컬으시겠습니까?...

당신이 "어머니의 꿈"을 거들먹거릴 자격이 있으십니까?...

유신공주는 어불성설 이라며 손사래를 치실 수 있겠습니까?...

 

질곡의 역사는 민초들에게 희망이라도 줄수 있지만,

왜곡된 역사는 국민에게 불행만을 안겨 줄 뿐이란 것을 외면한 채 살아오셨습니까?...

지금이라도 역사와 민족 앞에 진심을 담아 당신의 아비를 대신해 사죄해야 하지 않을까요?...

 ...묻고싶습니다...........

 

겨레장이 끝나는 내일까지 당신이 선생의 영정 앞에 고개를 숙이는지 지켜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