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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계의 노벨상 / 그냥 집이란 없다 2

나나수키 2018. 3. 8. 23:29

건축계의 노벨상’ 발크리슈나 도시 품으로

등록 :2018-03-08 17:58수정 :2018-03-08 20:48

 

‘공동체에 대한 헌신 구현한 건축’
인도 건축가 ‘프리츠커상’ 첫 수상
발크리슈나 도시. AP 연합뉴스
발크리슈나 도시. AP 연합뉴스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이 올해는 인도의 건축가 발크리슈나 도시(91)에게 돌아갔다. 인도 건축가가 프리츠커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아 건축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겐 낯선 이름이지만, 건축계에선 “너무 늦게 받은 것이 아쉽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모더니즘의 토대 위에 공간의 역사성과 지역성을 조형화하는 꾸준한 작업으로 명성을 쌓아왔다. 프리츠커상 심사위원회는 도시를 수상자로 선정한 데 대해 “오랜 세월 동안 공동체와 고국에 대한 헌신을 100여채의 건축물로 구현하였으며, 수많은 학생들과 건축 전문가들을 길러낸 공로를 높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알라냐 공동주택. 프리츠커상 심사위원회 홈페이지 갈무리.
알라냐 공동주택. 프리츠커상 심사위원회 홈페이지 갈무리.
1927년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에서 태어나 뭄바이에서 대학을 졸업한 도시는 유학을 떠나 1951~54년 모더니즘의 거장인 르코르뷔지에로부터 건축을 배웠고, 이후 인도로 돌아와 르코르뷔지에의 ‘찬디가르 신도시 프로젝트’를 총괄 감독했다. 1960년대엔 루이스 칸 등 이름난 거장들과의 협업으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1955년 건축사무소를 연 그의 첫 프로젝트는 도시 서민들을 위한 공동주택으로, 그는 당시 “나는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살 만한 집을 짓는 일을 평생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이는 1987년 8만명이 살 수 있는 대규모 프로젝트인 ‘아라냐 공동주택’(Aranya Low Cost Housing, 인도르)으로 이어졌다. 사적인 주거공간과 공적인 장소를 효과적으로 배치한 이 집합주택은 “건축 디자인이란 피난처를 집으로, 주택을 공동체로, 도시를 기회 창출의 공간으로 만드는 일”이라는 그의 신념을 표현하고 있다. 어린 시절 사원에서 들리던 종소리, 바람, 계절의 리듬감 등을 건축적으로 표현하길 원했던 그의 소망은 미로처럼 연결되는 인도의 사원과 도시 구조를 캠퍼스로 표현한 인도경영대학(IIMA, 방갈로르), 인도의 열기를 견딜 수 있도록 아치형 지붕과 자기 타일, 지상면보다 바닥이 낮은 방 등을 도입한 건축사무소 상가트(아메다바드) 등에서 빛을 발했다. 그의 건축을 “장소적 맥락에 대한 깊은 이해를 보여준다”며 “시적인 동시에 기능적”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다.

프리츠커상 시상식은 5월 캐나다 토론토의 아가 칸 뮤지엄에서 열리며, 도시는 상금 10만달러와 청동메달을 받는다.

이주현 기자 edigna@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835244.html?_fr=mt3#csidxce9a93b7fafce36bca26413c2d2fff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