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잔꽃송이

안티' 뽕',자연스럽게~~

나나수키 2016. 8. 4. 17:10

‘뽕’ 버리니 시원한 가슴 편안한 마음

등록 :2016-08-03 19:33수정 :2016-08-03 20:02


여름철, 여성 압박하는 브래지어 대체할 브라렛·노와이어브라

여름철 여성의 가슴을 덜 답답하게 해주는 브라렛과 와이어리스 브라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비비안 노와이어 브라. 비비안 제공
여름철 여성의 가슴을 덜 답답하게 해주는 브라렛과 와이어리스 브라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비비안 노와이어 브라. 비비안 제공
여성이라면, 오늘도 현관을 박차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없애버리는 것? 스트레스? 온몸에 뒤집어쓴 미세먼지? 얼굴에 남은 선크림이나 비비크림? 아니다. 저메인 그리어의 말을 빌리면 ‘우스운 발명품’인 브래지어부터 제거한다. 말 그대로 ‘제거’고, 달리 말하면 ‘탈출’이다. 가슴을 옥죄는 패드로부터의 탈출, 갈비뼈를 압박하는 와이어로부터의 탈출. 요즘처럼 푹푹 찌는 날이면 더 그렇다. 그래야 비로소 내 집이 내 집 같고, 내 몸이 내 몸 같다.

마음 같아서야 언제든 왜 노브라(No-bra)이고 싶지 않겠는가. 시위에 등장하는 문구처럼 “브래지어를 하든 말든 내 몸이니 신경 좀 끄시게”, “누굴 위한 찌찌가리개냐. 하지 말고 당당하자”며 거리를 활보하고, 지하철에도 타고 싶다. 그러나 세상사가 어디 그리 내 맘 같던가. ‘브래지어 불태우기’로 불리는 퍼포먼스가 일어난 게 벌써 50년 전이건만, 여성의 노브라 차림에는 여전히 피곤하기 짝이 없는 참견들이 따라붙기 일쑤다. 음란하다거나 예의가 없다는 둥 누굴 유혹하려 든다는 둥 “땡큐”인 일이라거나 볼 게 뭐 있다고 저러느냐는 둥. 그래서 오늘도 많은 여성들은 ‘더러워서라도’ 갑갑한 브래지어를 한 채 대문을 나선다. 브래지어 착용을 사회적 규범이나 예의로 바라보는 그놈의 시선 때문에, 여성의 ‘꼭지’는 남성의 ‘꼭지’와는 달리 성기와도 흡사한 취급을 받는 현실에 어이없어하면서도.

그렇다면 브래지어가 불편하지만 노브라는 부담스러운 여성들이 여름을 덜 답답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반가운 소식이 있긴 하다. 바로 ‘애슬레저룩’의 인기에 힘입어 속옷 업계에서도 ‘힘을 준 멋’보다는 ‘자연스러운 편안함’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는 소식이다. 패션계에 몰아치는 “모든 몸은 완벽하다”, 이른바 ‘자기 몸 긍정주의’(Body Positivity) 열풍이다.

자연미 추구하는 최근 유행 따라
’볼륨업’보다 편안한 실루엣 선호
철심·패딩 없앤 브라렛 돌풍 속
노와이어브라·브라톱도 상승세

빅토리아 시크릿 브라렛. 빅토리아 시크릿 누리집 갈무리
빅토리아 시크릿 브라렛. 빅토리아 시크릿 누리집 갈무리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단연 ‘노브라에 가까운 편안함’을 자랑하는 ‘브라렛’의 인기다. 브라렛은 와이어가 없고 패딩도 최소화한 브래지어로, 주로 쓰이는 소재는 레이스나 면이다. 홑겹으로 된 제품이 많으며, 시원하고 편안하게 입을 수 있다는 게 최고 장점이다. 다른 종류의 브래지어들과 비교했을 때 가격도 저렴하다. 디자인이 캐주얼하기보다는 전형적인 란제리에 가깝다는 점에서 기존의 스포츠브라나 탱크톱과는 다르다. 구글에서 ‘푸쉬업 브라’, 일명 ‘뽕브라’가 검색된 건수는 최근 2년 새 뚜렷이 감소한 반면, 브라렛을 검색한 수치는 75%나 증가했다. 브라렛의 매력에 푹 빠졌다는 박지연(38·학원강사)씨는 시스루룩을 연출하는 날이면 일부러 더 브라렛을 착용한다. “‘볼륨 업’ 된 가짜가슴 대신 있는 그대로의 곡선을 드러내는 게 좋아졌어요. 약간 과장해 말하자면 잠들 때 입어도 못 느낄 정도로 편하기도 하고요. 둔탁한 패드 없이 하늘하늘한 레이스로만 짜여 있다 보니 디자인은 또 얼마나 예쁜데요.”

빅토리아 시크릿 브라렛 패션쇼. 셔터스톡
빅토리아 시크릿 브라렛 패션쇼. 셔터스톡
놀랍게도 브라렛 열풍에 동참한 브랜드 중에는 ‘빅토리아 시크릿’도 끼어 있다. 캐주얼한 언더웨어의 대표격인 캘빈클라인도, 엘르도 아닌 빅토리아 시크릿이라니! 빅토리아 시크릿이라면 모름지기 가슴 빵빵한 모델들과 가슴 사이즈를 ‘업’ 시켜주는 ‘밤셸(Bombshell) 브라’로 유명해, 한국에선 ‘직구’나 면세점, 편집매장 등을 통해서만 구입할 수 있음에도 인기가 식지 않는 브랜드 아닌가? 그런데 그런 빅토리아 시크릿이 지난 4월 미국에서 각양각색의 브라렛을 선보인 것도 모자라 매장마다 스포츠브라의 물량을 대거 늘리기까지 했다. 빅토리아 시크릿으로서는 고유의 정체성을 포기한 것과도 다름없어 보일 만큼 대단한 변화다. 텔레비전 광고 역시 완전히 바뀌어서, 초원을 뛰어다니는 모델들이 노메이크업에 가까운 얼굴로 로큰롤 음악에 맞춰 헤드뱅잉을 하다 말고 나직이 읊조린다. “자유로워지세요!”(Being Free!) 여기에 클로즈업되는 캐치프레이즈는 또 어떻고. “패드 없는 게 섹시하다!”(No Padding Is Sexy!) 모델들이 짙은 립스틱을 바른 채 관능적으로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던 예전 광고와는 그 분위기부터 다르다. 빅토리아 시크릿뿐만 아니라 에이치앤엠(H&M)이나 자라 같은 스파(SPA) 브랜드도 브라렛 시장에 활발히 뛰어드는 추세다.

에이치앤엠 브라렛. 에이치앤엠 제공
에이치앤엠 브라렛. 에이치앤엠 제공
비와이씨 보디드라이 브라캐미솔. 비와이씨 제공
비와이씨 보디드라이 브라캐미솔. 비와이씨 제공
브라렛이 그다지 끌리지 않는다면 패드나 와이어 중 하나라도 뺀 제품을 입어보는 건 어떨까. 조금이라도 더 시원한 여름이 될 것이다. 속옷 브랜드 ‘비비안’의 정효민 디자이너는 “더울 때는 와이어가 없는 제품들이 반응이 좋다”며 “와이어가 없으면 브라컵이 옆으로 퍼질 우려가 있는데, 요즘 나오는 노와이어 제품들은 컵 안쪽에 쫀쫀한 망을 덧대어서 컵을 모아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땀에 젖어 미끈거리는 가슴 때문에 찜찜해지고 싶지 않다면 소재를 유심히 봐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땀을 쉽게 흡수하고 배출하기 위해서는 공기가 드나드는 구멍이 있는 타공몰드컵이나 메시(망사) 소재로 된 제품이 좋다. 피부에 하루 종일 직접 닿는, 브라컵 안쪽 안감도 중요하다. ‘쿨론’처럼 촉감이 부드러우면서도 시원한 기능성 소재도 많이 쓰인다.”

와이어가 없는 브래지어를 하면 가슴이 처지지 않느냐고? 브래지어가 가슴 모양을 교정해준다거나 처지지 않게 해준다는 믿음 자체가 성형외과 의사들이 지적하는 대표적인 낭설이다. 설령 좀 처진다 해도 그게 뭐 어떤가. 박지연씨는 이렇게 말했다. “아무리 찍어 발라도 주름 자글자글해지는 것도 못 막는데, 처지는 가슴을 어떻게 막을 수 있겠어요? 그냥 누구나 겪는 자연의 법칙 아닌가요?” 브래지어가 유방암을 유발하느냐 마느냐 하는 논란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지만 압박이 심한 브래지어가 림프 순환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기도 하다.

유니클로 에어리즘 심리스 브라. 유니클로 제공
유니클로 에어리즘 심리스 브라. 유니클로 제공
유니클로 에어리즘 브라캐미솔. 유니클로 제공
유니클로 에어리즘 브라캐미솔. 유니클로 제공
패션계에서 편안함을 추구하는 경향이 수그러들지 않는 한, 브래지어가 내장된 브라톱의 인기도 꾸준할 전망이다. 유니클로도 “기능성 이너웨어인 에어리즘 시리즈에 대한 호응이 높아 이제는 브라탱크톱과 브라캐미솔뿐 아니라 봉제선이 없는 ‘심리스브라’ 같은 속옷 계열로도 라인업을 확장 중”이다. 지난해 기능성 원사를 사용한 ‘보디드라이’ 시리즈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은 비와이씨(BYC) 역시 “올해 브라를 내장한 캐미솔과 브라톱 등을 포함한 제품 물량을 지난해보다 150% 늘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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