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 문화제’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고 있다. (뉴시스/2015.11.06)

이종걸, 농성장서 피아노 연주
9일부터 국회 복귀…원내외 병행투쟁
새정치민주연합이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에 맞서 벌인 닷새간의 농성을 중단하고 9일부터 국회 의사일정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6일 “국사교과서 집필작업은 ‘복면가왕’을 뽑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국사편찬위원회의 교과서 집필진 비공개 방침을 비판하며 원내외 병행 투쟁을 예고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를 마친 뒤 “민생 우선이라는 판단에서 9일부터 국회 모든 일정을 정상화하고, 국회 농성을 해제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부여당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을 포기할 때까지 모든 방법을 동원해 끝까지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정치연합은 다음주부터 예산·법안 심사를 진행하는 한편, 교과서 국정화 반대 서명운동, 역사강좌 등을 통해 여론전을 병행할 방침이다.

이 원내대표는 의총에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집필자는 복면을 써서는 안 된다”며 국정 교과서 집필진의 투명한 공개를 촉구했다. 복면을 쓴 사람들이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면 얼굴을 가린 주인공이 누군지 추측해 보는 방송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에 빗댄 것이다. 그는 “정부여당은 필요시에 집필진의 신변을 보호하겠다는 등 집필진에 대해 있지도 않은 공격을 만들어 조작하고 있다”며 “학자로서 최소한의 양심과 용기가 있다면 반대의견과 당당히 논쟁하고 승복시켜야 한다. 복면 속으로 숨어 학계를 숨기고 학생을 속이고 국민을 속여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저녁 서울 종로1가 보신각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 문화제’를 열어 두번째 원외집회를 진행하고 국회 농성을 마무리했다. 문화제에서 이 원내대표는 ‘상록수’와 ‘그날이 오면’을 직접 피아노로 연주했다.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 손자인 이 원내대표는 예술전문중학교인 예원학교를 피아노 전공으로 졸업했다. 애초 ‘삭발’ 등을 검토했지만 “좋은 방식이 아니다”라는 가족 친지의 만류와 “부드러운 투쟁 방식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당의 판단에 따라 피아노 연주로 방향을 틀었다. 당 관계자는 “(이 원내대표가) 철야농성을 하면서도 시간을 쪼개 ‘맹연습’을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