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울린 한국 입양아 출신 주한미군 생모 상봉 테일러 소위
“生母 찾아 포옹한 뒤 삶에 대한 의문 풀렸죠”
엄마 찾으려 장교돼 한국 지원 지난해 만나 꿈같은 이틀 보내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다 삶이죠" "삶은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끌어안아야 합니다."
한국 입양아 출신 주한미군 장교인 조나단 테일러(사진 오른쪽) 소위 스토리가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경기 평택의 35 방공 포병 여단에 복무 중인 테일러 소위는 얼굴조차 잊어버리고 기억 속에서 어렴풋이 존재하던 생모를 최근 찾아 가슴에 맺힌 얘기를 털어놓았다.
5일 미 국방부는 '생모와 재회한 어느 군인'이라는 제목으로 테일러 소위의 얘기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글에는 한 장의 사진이 함께 올라왔다.
아들은 훌쩍 커버린 몸으로 엄마를 두 팔로 부둥켜안았다. 엄마는 자신이 버렸던 아들의 가슴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
테일러 소위는 "엄마는 울었고, 나를 남기고 떠나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감정을 추슬렀다.
테일러 소위 스토리는 15년 전이 넘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경기 평택 지역에서 태어났다. 테일러 소위는 지금도 엄마와 헤어졌던 그날을 기억한다.
눈물을 쏟던 할머니 곁에 있던 엄마는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길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엄마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그는 엄마 사진을 손에 쥔 채 고아원에 맡겨졌다. 테일러 소위는 "어린 시절 엄마가 나를 등에 업고 여기저기로 껌을 팔러 다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할머니와 엄마는 너무 가난했고, 일곱 명의 가족은 단칸방에서 이불도 없이 지내야 했다.
테일러 소위는 매사추세츠주 로웰의 미국 가정으로 입양됐다. 자녀가 없던 베리와 케시 테일러 부부는 공항에서 어린 소년을 인계받았다.
테일러 소위는 "아버지는 처음 만난 내게 바나나와 버니 토끼 인형을 건네면서 두 팔로 커다랗게 나를 끌어안았다"고 기억했다.
양부모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고 자란 그는 하와이주립대에 진학해 경영학을 전공했다.
학생군사교육단(ROTC)에 들어간 그는 장교로 임관해 주한미군 근무를 자원했다. 혹시 한국에 가면 자신을 낳은 엄마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테일러 소위와 생모의 만남에는 김민해 씨의 도움이 컸다. 얘기를 들은 한국의 주부인 김 씨는 발 벗고 테일러 소위의 생모를 찾아 나섰다.
입양단체와 행정기관 지원 등을 통해 결국 김 씨는 생모의 연락처를 파악했다.
지난해 테일러 소위는 한국에서 이틀간 친엄마와 꿈 같은 시간을 보냈다.
그는 "처음 엄마와 포옹을 했는데, 한 번도 나를 떠났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 과정에서 많은 의문이 있었는데, 이제는 해답을 찾았다"며 "삶은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끌어안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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