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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대한민국 유일한 대통령 노짱~ㅜㅜ

나나수키 2017. 1. 13. 08:24

"노 전 대통령, 찍은 사진 한번도 보여달라 안 해"

이명희 기자 입력 2017.01.12 21:52 수정 2017.01.12 23:28 댓글 1302

지난해 10월 개봉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무현, 두 도시 이야기>에 나오는, 노 전 대통령 퇴임 이후에도 청와대에 남아야 했던 전속사진사 장철영씨(45·사진)에 대한 얘기다.
장씨는 "노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색안경 끼고 보셨던 분들, 대통령이 권위가 없다 얘기했던 사람들이 사진을 보면서 ‘아 이런 분이었구나’ 하고 그분의 진심을 알아줬으면

하고 말했다. 

[경향신문]ㆍ‘대통령님, 촬영하겠습니다’ 펴낸 노무현 전속사진사 장철영씨
ㆍ“별걸 다 찍는다, 고만 하라 했지만 평소 기록의 중요성 강조
ㆍ권위없다고 얘기한 사람들, 사진 보면서 그의 진심 알아주길”

부시 대통령과 통화 준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스페인을 국빈방문 중이던 2007년 2월14일(현지시간) 숙소인 마드리드 영빈관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를 앞두고 참모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부인 권양숙 여사, 송민순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 백종천 외교안보실장 등 외교 관료들이 모두 모여 있다. 녹음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은 전속 통역이다. 장철영씨 제공

“MB 정권에 1년간 인수인계 때문에 남아 있었어요. 난리가 났죠. 주변에서는…. 근데 대통령이 ‘욕하지 마라’고 했어요. 100명 중 99명이 욕하는데 최고 권력자만이 지켜주는 거예요. 내가 유명인도 아니고 엄청나게 잘난 놈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닌 놈인데….”

지난해 10월 개봉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무현, 두 도시 이야기>에 나오는, 노 전 대통령 퇴임 이후에도 청와대에 남아야 했던 전속사진사 장철영씨(45·사진)에 대한 얘기다.

장씨는 2003년 11월부터 노 전 대통령 퇴임까지 4년여 동안 대통령의 일상을 사진에 담았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후회와 안타까움을 안고 7년의 세월을 보낸 그가 노 전 대통령에게 하지 못한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52통의 편지로 엮은 <대통령님, 촬영하겠습니다>(이상)를 펴낸다. 2012년 출간한 사진에세이 <노무현입니다>에 이어 두 번째 책을 출간하는 그를 12일 경향신문에서 만났다.

관저 회의실에서 아침회의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1월9일 청와대 관저 소회의실에서 아침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당시 봉하에 안 내려가서 욕을 많이 먹었는데, 노 전 대통령의 말씀을 전해듣고 많이 울었죠. 돌아가시고 난 뒤 사진을 진작 보여드리지 못한 게 너무 안타깝고 죄송했는데, 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고민하다 사진에 얽힌 추억을 가지고 노 전 대통령에게 편지를 쓴 겁니다.”

장씨가 찍은 노 전 대통령의 사진은 50만컷이 넘는다. 그는 2005년 ‘대통령의 더 많은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다’며 제안서를 만들어 부속실에 올렸다. 공식 활동 사진 외에도 자유롭게 촬영을 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제안서를 냈지만 허락하실 줄은 몰랐다”면서 “‘맘껏 찍어라’ 하시곤 한번도 사진을 보여달라고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씨는 “노 전 대통령은 누구보다 기록의 중요성을 많이 말씀하신 분이었다”면서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서 청와대에서 공개하지 않는 기록들이 언젠가는 다 공개될 것이다. 국민이 진실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기억하기에 노 전 대통령은 사진 찍히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았다. 늘 “별걸 다 찍는다” “고만 좀 해라”라고 했지만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훌륭한 모델이기도 했다. 등산 중 땅바닥에 주저앉아 등산화 속 돌멩이를 털어 내거나 손녀를 자전거에 태워 청와대 앞마당을 달리는 사진은 그렇게 촬영됐다.

출근 전 머리손질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1월9일 출근 전 관저에서 메이크업과 머리손질을 받고 있다.

장씨는 “책에 많은 사진을 싣지 못해 아쉬움이 많다”면서 “앞으로 기념관 같은 데서 누구든지 노 전 대통령의 사진을 볼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31일 봉하마을로 새해인사를 가서 권양숙 여사에게 책을 출판한다고 말씀드렸죠. 별 말씀 안 하고 웃기만 하시더라고요. 저도 우실 것 같아서 긴 얘기는 안 했습니다.”

장씨는 “노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색안경 끼고 보셨던 분들, 대통령이 권위가 없다 얘기했던 사람들이 사진을 보면서 ‘아 이런 분이었구나’ 하고 그분의 진심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이 살아계셨다면, 딱 한마디, ‘고놈 참’ 하셨을 것 같아요. 저보다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전 누구보다 가까이서 그분을 봤으니 행복한 사진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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