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생물들을 사랑하는 터키사람들 [19]
길생물들의 천국이라 알려진 터키
그곳에서 최근 정부의 한 동물관련법안 추진으로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데요
길생물에 대한 편견과 몰이해가 횡행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에 여러 시사점을 주는 것 같아 이곳에 한 번 옮겨와 볼까 합니다.
영상출처 : CNN (http://edition.cnn.com/video/
이 아저씨는 무엇때문에 시위에 참여하였을까요?
바로 길생물 수만마리를 죽게 만들지도 모르는 법안에 반대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길생물 관련 터키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법안 중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소위 '자연서식공원(Natural habitat parks)' 건립에 관한 것이에요.
정부는 이 공원을 만듦으로 해서 터키의 길냥이 길멍이들이 입양가기 전까지 더 좋은 보살핌을 받을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정작 터키사람들은 이 시설이 길생물 집중 수용소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염려하고 있습니다.
터키 도심 길거리에서 동물들을 발견하는건 매우 쉬운 일이죠. 그만큼 많은 길생물들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터키 사람들이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는 거죠.
인터뷰에 응한 한 활동가는 이렇게 말하네요,
"이것은 우리의 문화입니다. 우리는 항상 길생물들과 같이 살아왔고 수세기 동안 그것을 자연스럽게 여겨왔다."라고요
그 말처럼 터키인들의 길생물에 대한 시선은 참 따뜻합니다.
길거리에 수많은 개와 고양이들이 있지만 사람을 경계하지 않습니다.
먼저 다가와서 발라당~ 하지요. 왜냐하면 사람들이 자신들을 챙겨주고 보살펴준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한국 같으면 더럽다고 몇번은 쫓겨났을법 한데 이곳에선 길냥이도 이렇게 카페에 떡하니 한자리 차지하고 앉아 그루밍도 하고 오수를 즐기기도 하네요.
카페 주인들이 길생물들을 자발적으로 입양해서 돌보는 것은 터키에서 매우 흔하고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심지어 노상에서 작은 포장마차를 하는 이 아저씨도 자신이 돌봐주는 길멍이가 있습니다.
아저씨는 정부의 법안추진에 반대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는데요
왜냐하면 정부가 자신의 길생물 반려견인 이 멍멍이(아저씨가 지어준 이름은 Chief )를 제대로 잘 돌봐줄수 있을 것이라고 믿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실 터키인들이 이 법안에 반대하는 이유에는 역사적인 배경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1910년에 터키정부는 이스탄불 도시현대화라는 명목으로 수만마리 길멍이들을 포획해 주변에 있는 한 섬에 몰아넣고 모두 굶겨 죽였습니다.
지금의 터키 정부는 길냥이와 길멍이에 대한 더 이상의 계획은 없으며, 만약 이 법안이 통과되면 동물에 대한 어떠한 물리적 폭력이나 착취행위도
'징역형'에 처해질 것이라고 하면서 이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국민에게 호소하고 있습니다.
길생물 그리고 동물에 대한 학대범죄를 징역형으로 처벌한다는 것은
이 법안에 반대하는 사람이나 찬성하는 사람이나 모두 공통적으로 지지하고 동의하는 부분이라고 하면서 뉴스를 끝맺네요.
현대화 도시화 그리고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인간의 정주환경 그리고 문화는 계속 변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요즘과 같이 인간이 원자화된 사회에서는 그래서 타인과의 공감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한 공감의 기초를 경험하고 형성하는 좋은 상대자로서 인간에겐 반려동물이 있습니다.
인간은 다양한 요소, 특히 자신의 내면적 불안요소때문에 일부러 사랑을 배신할 수도 있는 존재이지만 동물은 사랑을 받은 만큼 그대로 보답하는 존재이기 때문이죠.
최근 뉴스를 보면 섬뜩합니다. '칼부림 공화국'이라고 제목을 뽑기도 하더군요.
Erich Fromm이 지적한 것처럼, 2MB로 상징되는 '소유의 존재양식'이 일반화된 우리 현대 사회에서 개개인이 겪는 정신적 불안과 갈등은
개인적인 정신 분석 요법으로는 해결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사회구조 변혁과 인간의 심리 해방의 연동이라는 방식을 통해서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습니다.
그의 인간 심리 해방 사상의 근저에는 휴머니즘 정신이 자리하고 있죠. 그런 정신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바로 한없는 사랑을 주는 동물과의 공감이라고 생각합니다.
Claude Levi Strauss는 'Tristes Tropiques(슬픈 열대)'라는 저서에서 문명과 역사의 발전과 더불어 '인간은 죽었다.'라고 말한 미셸 푸코의 말을 인용하면서
역사와 문명이 인간을 더 나은 상태로 인도할 것이라는 환상을 자신은 거부한다고 일갈했습니다. 그리고 유명한 말을 남기죠.
"세계는 인간없이 시작되었고, 또 인간 없이 끝날 것이다."라고...
'칼부림 공화국'이라는 오늘날의 우리 현실을 보면서 저는 저 말이 매우 깊게 와닿았습니다.
Nietzsche는 성냄(화)은 인간에게 내재된 것이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화는 어디까지나 외부의 자극에 대한 반발로 형성되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왜 이렇게 화를 내고 있나요? 왜 작은 일에도 분노하고 상대에게 증오를 쏟아낼까요?
니체가 말한 '초인'의 도래를 사회구조와 완전히 분리해서 논할 수는 없지만 정치는 정치의 영역대로 우리가 바꿔나감과 동시에
개인의 마음자리를 찾는 노력은 스스로가 꾸준히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동물에 대한 공감은 다름 아니죠. 바로 나와 다른 이의 사랑, 아픔 이런 것에 공감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자기 자신에게 자기 자신이 공감한다는 것과 다름 아닙니다.
이는 자기 자신의 마음자리를 찾아나가는 노력과 다름 아닙니다.
한국 사람들도 보다 더 생명을 사랑하고 생명과 공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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