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멍냥이

반려동물과의 소통,우리와 다른 존재임을 이해하는데서 출발~/박정윤샘

나나수키 2016. 10. 7. 15:01

개 짖을 땐 “조용히 해” 대신 간식 흔드세요

등록 :2016-10-06 11:08수정 :2016-10-06 11:11

 

[esc]커버스토리 수의사가 알려주는, 반려동물과 제대로 소통하는 법
반려동물은 말은 못 하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한다. 소통은 그들을 이해하는데서 출발한다. 박미향 기자 mh@hani.co.kr
반려동물은 말은 못 하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한다. 소통은 그들을 이해하는데서 출발한다. 박미향 기자 mh@hani.co.kr
“환자분, 수술하고 좀 어떠셨어요?”

“지금은 좀 움직일 만해요. 가르쳐주신 대로 열심히 운동했어요. 아, 약 먹을 때 속이 좀 불편했어요.”

“네. 속이 쓰리지 않도록 약을 좀 변경할게요. 산책 나가서 뛰지 않도록 주의하시고요.”

병원에서 아이들(반려동물)을 만날 때 이런 대화가 된다면 얼마나 편할까 가끔 생각한다. 신체검사에서 쉽게 드러나지 않는 자세한 증상을 듣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고집부리는 환자를 달래고 설득하는 일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정말 동물이 사람처럼 말을 할 수 있다면 꽤나 골치 아플 거다. 우리가 무심코 하는 말이나 행동에 대한 불평들이 쏟아질 테니까. “동물들이 말을 안 하니 얼마나 다행이야” 하는 사람들도 많은 게 사실이다.

“우리 아빠는 술만 마시면 나를 깨워서 ‘앉아’, ‘손’을 시켜. 귀찮아 죽겠어”, “혼날 때마다 너무 무서워요”, “가족들이 하루 종일 없어서 낮에는 많이 외로워요.” 아이들이 사람과 같은 음성언어로 말을 하게 된다면, 많이 할 법한 얘기들이다.

우리는 함께 사는 동물들이 단순한 사고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어린아이처럼 배고파하고, 사랑받으면 즐거워하고, 졸리면 자고, 식구들이 오면 기뻐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동물들도 다양하고 복잡한 사고를 한다. 많은 것을 기억하고, 마음의 상처를 입고, 상대를 배려하고, 누군가를 위해 희생도 한다. 인간이 겪는 다양한 생각과 감정을 그들도 똑같이 느끼고 표현한다.

우리는 잘못된 행동을 하는 동물을 가르칠 때 얼굴이나 목덜미를 잡고 정면에서 코앞까지 우리 얼굴을 들이밀고는 위협하는 목소리로 ‘안 돼’ 하고 꾸짖는다. 그래야 알아듣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동물을 더 겁에 질리게 할 뿐이다. 왜 혼나는지는 더욱 알 수가 없다. 우리가 자신을 공격하고 있다고 받아들일 뿐이다.

훈련할 땐 동물의 눈높이로
정면으로 얼굴 바짝 대면 ‘공격’
하품은 스트레스 완화 시도 등
고유의 몸짓언어 이해해야

동물이 고개를 돌리거나 하품을 하며 시선을 피하는 건 그들 나름의 ‘카밍 시그널’(상대를 진정시키려는 신호)이다. 공격이나 위협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때 그걸 완화하기 위해 나타내는 신호다. 반려동물들은 끊임없이 우리와 대화하려고 한다. 동물들은 그들 앞에서 보이는 우리의 행동과 무심코 드러내는 표정을 읽고 이해하려고 애쓴다.

사실 우리는 그들과 대화하지 못하는 것에 답답해하면서도, 정작 그들만의 언어를 이해해보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우리 식대로 해석하고, 못 알아듣는다고 꾸짖기 일쑤다. 심지어 그들이 사용하는 몸짓 언어를 마구 남발하며 동물들을 혼란에 빠뜨린다. ‘이리 와’를 가르치면서 “이리 와”, “얼른 와”, “빨리 안 와?”, “여기로 와” 등 수많은 말들을 쏟아낸다. 한 마디도 알아듣지 못하는 외국어를 쓰는 사람이 내게 엄청나게 화를 내며 말을 쏟아내고 있다고 생각해보면 동물들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다.

개에게 “조용히 해!”라고 소리쳐본 적 없는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개들이 짖을 때 우리가 소리친다면, 개는 ‘같이 짖고 있네’라고 생각할 것이다. 개의 기준에서는 함께 짖는 것이 자연스러운 행동이기 때문이다. ‘조용히’라는 뜻을 이해시키려면 우리가 먼저 ‘침묵’해야 한다. 개가 짖는다면 코앞에서 좋아하는 간식을 흔들면서 관심을 돌려보자. 개가 고개를 돌려 냄새를 맡기 시작하면 “잘했어” 혹은 “옳지” 하면서 간식을 감추면 개는 짖는 것을 완전히 멈출 것이다. 그때 간식을 준다. 이런 과정을 되풀이해야 한다.

반려동물은 말은 못 하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한다. 소통은 그들을 이해하는데서 출발한다. 박미향 기자 mh@hani.co.kr
반려동물은 말은 못 하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한다. 소통은 그들을 이해하는데서 출발한다.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이리 와”를 가르칠 때, 우리가 흔히 하는 실수를 떠올려볼 수 있다. 마주하고 서서 ‘이리 와’ 하며 부르거나, 아니면 개를 향해 걸어가면서 ‘이리 와’라고 부른다. 이건 말로는 ‘이리 와’이지만, 몸짓은 ‘거기 멈춰 있어’라는 뜻이 된다. 개와 얼굴을 마주 보고 이야기하는 것은 정지신호다. 더구나 코앞으로 걸어오는 사람을 바라보면 개는 ‘아! 멈춰서 기다려야 하는구나’라고 생각하며 긴장한 표정으로 기다릴 것이다.

개를 내 앞으로 오게 하는 최고의 몸짓은 개들이 놀이할 때 동작처럼, 몸을 낮게 구부린 뒤 몸을 돌려 강아지에게 등을 보이고 움직이면서 “이리 와”라고 하는 것이다. 강아지가 신이 나서 달려오기 시작하면 우리를 따라잡기 전에 멈춰서 돌아서서 간식을 주는 식으로 자극을 준다. 누군가 자기를 불렀을 때 하던 것을 멈추고 그리로 가면 좋은 보상이 된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것이다. 장난감을 던져 신나게 쫓아가게 하는 놀이도 좋은 보상이 될 수 있다.

몇 번 해보고 ‘안 되는데?’ 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우리도 부모나 배우자가 부를 때 매번 하던 일을 내팽개치고 달려가지는 않는다. 일을 계속하면서 “잠깐만”이라고 대답하기도 한다. 반려동물도 마찬가지다. 그들만의 볼일이 있거나 다른 데 빠져 있을 때가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이것 하나만은 꼭 기억하자. 동물이 우리보다 더 복종적일 이유는 없다.

배변 훈련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강아지가 용변을 아무 데나 보지 말라고 화장실 교육을 시킨다. 혹 실수를 하면 신문지를 말아 용변을 본 바닥을 두드리며 혼을 낸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강아지는 ‘잘못된 장소’ 때문이 아니라 ‘용변’ 때문에 혼이 난다고 생각하게 된다. 동물들은 사람의 마음을 읽지 못한다.

알아듣지 못하는 것에 화를 낼 게 아니라 어떻게 그들의 방식으로 이해시킬지 고민하는 것이 우선이다. 화장실 자리로 대충 정해진 자리가 있다면, 넓은 울타리 안에 패드를 아끼지 말고 가득 깔고 그 안에 사람이 강아지와 함께 있어주자. 마음 편히 용변을 볼 때까지 함께 기다려주는 것이다. 운좋게 용변을 패드에 보게 되면 칭찬은 필수다. 익숙해지면 울타리 없이 패드만 깔아두고 기다려주고, 넓게 깔린 패드의 수를 하나씩 줄여가는 식으로 가르친다. 적어도 2주는 노력해보자. 대부분은 그 안에 터득할 것이다.

동물과 함께 사는 것은 행복하다. 하지만 동물에게서 우리가 만나는 사람 친구들과의 관계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뭔가 다른, 설명할 수 없는 깊이의 무언가를 얻는다. 우리의 기준으로 평가할 수 없는, 우리는 한번도 가져본 적이 없는 감각능력을 가진 동물들과의 교감은 다른 존재를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박정윤/수의사·올리브동물병원 원장

박정윤 수의사
박정윤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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