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재학생들이 발표한 성명.
서울대병원이 백남기 농민의 죽음을 ‘병사’라고 진단한 것에 대해 서울대 의대 학생과 동문들이 일제히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30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재학생 102명은 실명으로 ‘선배님들꼐 의사의 길을 묻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해 백씨의 사망진단서에 ‘병사’라고 표기되어 있는 것은 명백한 오류라며 “만약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면 어떤 이유에서 이런 논란이 빚어지게 되었는지 해명을 듣고 싶다”고 요구했다.
학생들은 “외상의 합병증으로 질병이 발생하여 사망하였으면 외상 후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더라도 사망의 종류는 ‘외인사’다. 이것은 모두 법의학 강의에서 배운 내용”이고, 또 “직접사인으로 ‘심폐정지’를 쓰면 안 된다는 것은 국가고시 문제로 출제될 정도로 기본적인 원칙”이라며 “언론에 보도된 백씨 사망진단서의 내용은 저희가 배운 것과 달랐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성명을 통해 “이러한 오류는 의학적, 법적으로 명백했던 고인의 사인을 모호하게 만들었다. ‘변사자 또는 변사의 의심이 있는 사체의 경우’에만 필요한 부검의 영장이 사망진단서의 오류를 이유 삼아 청구됐다”고 비판했다.
1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동문 의사 365명이 발표한 성명.
학생들의 용기있는 성명에 일부 선배들도 화답했다. 이튿날인 1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동문 365명이 실명으로 발표해 “후배들이 지적했듯이 고 백남기씨의 사망진단서는 통계청과 대한의사협회에서 제시한 원칙에서 어긋난다”며 “현재의 상황은 (서울대병원의 전문성과 공공성에 대한)우리의 믿음을 의심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지난 25일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뒤 316일만에 끝내 숨진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는 직접사인을 심폐정지, 간접사인을 급성신부전과 급성경막하출혈이라고 기재하고, 죽음의 종류를 ‘병사’로 기재해 논란이 됐다. 유가족과 인도주의실천협의회 의사들은 사망진단서 작성 과정에서 부적절한 외압이 있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